신입 프론트엔드 개발자의 면접 후기 - 1
지난 게시글("취업 준비하기")에서는 전반적으로 내가 어떻게 취업 프로세스를 준비하였는지에 대해 설명했다면, 이 글에서는 내가 면접에 참석했던 개별 회사들에 대한 후기를 작성하고자 한다.
지원한 회사는 네 회사였으며, 모든 회사에서 서류 합격 통보를 받았다. 이 중에서 최종 합격 통보를 받은 회사는 두 곳이었다. 내가 면접을 진행한 순서대로 각 회사에 대한 채용 과정을 소개하고자 한다.
면접 후기가 계획했던 것보다 너무 길어진 관계로 세 개의 게시글로 분리하였다.
T사
T사의 주요 프로덕트는 WAS(Web Application Server) 및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이지만, 최근 들어 SaaS나 AI 솔루션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. 전문연구요원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너무나도 유명한 회사라고 생각한다.
채용 프로세스
서류 제출 → 코딩 테스트 → 1차 인성 면접 → 2차 실무자 면접 → ?
(인성 면접과 실무자 면접의 순서는 변동될 수 있음)
서류 및 코딩 테스트
- 서류 심사와 코딩 테스트를 함께 진행하며, 두 과정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인성 면접 대상자를 선발한다고 한다.
- 서류 심사에서는 일반적인 이력 사항 외에도, 4문항의 자기소개서를 작성하여야 한다. 각 문항은 다음과 같다:
- 당사 지원한 사유와 입사 후 포부를 기술해 주세요.
- 성격의 장단점과 채용 분야에 대한 전문성 등 이력을 기술해주세요.
- 창의성을 발휘했던 사례를 기술해주세요.
- 성장 과정 중 가장 도전적이고 어려웠던 일화와 그것을 극복한 사례를 기술해주세요.
- 나는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T사의 AnyMiner라는 빅데이터 처리 및 분석 플랫폼의 아키텍처를 참고했던 적이 있었다. 따라서 AnyMiner 플랫폼을 통해 T사를 알게 되었음을 지원 사유에 기재하였는데, 면접관 분들께서 이 부분에 대해 상당히 많은 관심을 가지셨다.
- 코딩 테스트는 프로그래머스 플랫폼을 사용하며, 총 3문제를 120분 내에 풀어야 한다. 제출한 코드의 채점 결과는 피험자에게 보여지지 않는다. 개인적으로 체감한 난이도는 프로그래머스 기준 레벨 1-2 정도의 문제였으나, 알고리즘 풀이 경험이 많지 않다면 곧바로 솔루션이 떠오르지는 않았을 것 같다.
1차 인성 면접
- 인성 면접의 진행 과정은 지원자마다 다르다고 한다. 누군가는 "교수님"과의 일대일 면접을 진행했다고 하고, 다른 누군가는 다대일 면접을 진행했다고 한다. 참고로 나는 면접관 3명과 지원자 2명의 다대다 면접으로 진행되었다.
- 면접 질문은 다음과 같았다:
- 1분 가량의 자기소개
- T사의 어떤 팀으로 지원했는지 알고 계신가요?
- 해당 팀에서 개발하고 있는 W 솔루션에 대해 설명해주세요.
- W 솔루션에 파이낸스 관련 기능을 추가해야 한다면 어떻게 하실 것인가요?
- 자기소개에서 연구실 생활을 통해 공부 자극을 받았다고 말했는데, 어떠한 새로운 자극을 받았나요?
- 동료와의 의견 충돌시 어떻게 대처하실 것인가요?
- 그렇다면 상사와의 의견 충돌시에는 어떻게 대처하시겠어요?
- 회사 생활을 통해서 어떻게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고 싶나요?
-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.
느낀 점
- T사가 상당히 몸집이 큰 중견기업임에도 불구하고, 전반적인 채용 프로세스 자체는 스타트업 수준으로 빠르게 진행된 편이었다.
- 1차 면접의 합격 통보를 받은 뒤 2차 면접 일정을 기다리던 중 "내부 사정"으로 2차 면접이 무기한 연기되었음을 안내받았다.
- 무기한 연기 연락을 받고 약 3주 뒤에 "내부 사정"으로 채용이 어렵게 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. 아마도 최근 불거진 "황제병역" 관련 이슈로 인해 병무청으로부터 전문연구요원 신규 편입이 불가능해진 것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생각한다.
- 만약 최종 합격할 수 있었다면 T사를 선택했을 것이다. 개인적으로 T사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가지고 있고, 전문연구요원에 대한 처우가 좋은 회사이기 때문이다.
V사
V사는 의료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스타트업이다.
채용 프로세스
서류 제출 → 1차 실무자 면접 → ?
(공식 채용 사이트에서는 서류 합격시 코딩 테스트를 진행한다고 적혀있었으나, 코딩 테스트는 진행되지 않았다.)
서류
- 리쿠르터 플랫폼을 통해 서류를 제출하며, 2문항의 자기소개서를 함께 작성하여야 한다:
- V사에 지원하시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? (1000자)
- 본인에 대해 자유롭게 소개해 주세요. (3000자)
- V사에서는 챌린징한 의료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주력하는 회사인 만큼, 도전 정신을 가진 지원자를 선호할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다. 따라서, 석사 과정에서 다양한 기술 개발에 전념했던 내 경험을 근거로, 나의 방향성이 V사의 방향성과 일치할 것이라고 생각하였음을 지원 동기로 작성하였다.
- 그러나 나의 지원 동기는 면접관들에게 "회사가 뭐 하는지도 모르고 지원한 사람" 취급을 받았던 것 같다, 추가적인 내용은 아래에서 설명한다.
1차 실무자 면접
- 3명의 면접관이 들어왔으나, 실질적으로 기술적인 문답을 주고받은 것은 한 명의 면접관이 전부였다. 주고받은 질문들은 다음과 같았다.
- Flask의 app 객체에 대해 설명해보세요.
- (다시 설명 부탁) Flask에 있는 두 가지 컨텍스트에 대해 설명해보세요.
- HTTP/1.1과 HTTP/2.0의 차이에 대해 설명해보세요.
- (SPDY와 QUIC을 헷갈린 답변을 하였음) QUIC에 대해 설명해보세요.
- HTTP와 HTTPS의 차이에 대해 설명해보세요.
- UDP를 기반으로 하는 프로토콜에서도 SSL을 적용할 수 있을까요?
- CORS에 대해 설명해보세요.
- CORS를 사용하지 않으면 발생할 수 있는 공격에 대해 설명해보세요.
- 왜 React를 공부했나요?
- React의 Virtual DOM에 대해 설명해보세요.
- (직접적인 DOM manipulation이 비효율적이라고 답변) DOM manipulation이 왜 비효율적일까요?
- DOM manipulation에서 발생하는 연산에 대해 설명해보세요.
- Flask의 app 객체에 대해 설명해보세요.
- 가장 나이가 많았던 팀장 급의 면접관은 주로 이력서에 작성된 경험 위주로 물어보았다. 예컨대, 다음과 같은 면접 질문을 물어보았다.
- (HKUST 교환학생 관련) 홍콩과기대에 가서 무엇을 하셨나요?
- (HKUST 교환학생 관련) 홍콩과기대에서 외국인 친구들은 많이 사귀었나요?
- (해커톤 수상 관련) 해커톤에서는 누구와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했나요?
- (동아리 활동 관련) 해킹 동아리는 왜 들어갔나요?
- (동아리 활동 관련) 동아리에서는 주로 무엇을 하였나요?
- 마지막 면접관은 단 하나의 질문을 물어보았다: "우리 회사가 뭐하는 회사인지는 알고 계신거죠? 본인의 연구 경험을 V사의 프론트엔드 개발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?" – 지금 보니까 두 개의 질문이었다.
- 나는 이 질문을 들으며 "아 떨어졌구나"라는 확신을 강하게 받았고, 정확하게 일주일 뒤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.
느낀 점
- V사 채용 사이트에는 Backend 개발자, Frontend 개발자와 더불어 "SW Engineer"라는 직군 구분이 있었다. Frontend 개발자의 자격 요건에는 2년 이상의 경력을 요구하고 있어 신입이었던 나는 SW Engineer로 지원하였고, 이 것은 잘못된 선택이었던 것 같다.
- React의 Virtual DOM 사용 이유에 대해 잘못 설명한 것 또한 치명적이었다고 생각한다. 면접에서 "실제 DOM을 조작하는 것과 달리 Virtual DOM을 통해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"고 설명했는데, 사실 Virtual DOM의 최대 장점은 "개발자로 하여금 직접 DOM fragment를 조작할 필요가 없이, DOM 관리를 자동화하고 추상화할 수 있다"는 점이 가장 크다는 것이다(관련 자료).
다음 게시글에서는 첫 번째로 최종 합격통보를 받은 P사의 면접 후기를 공유하고자 한다.